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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것 졸업했으니‘상연’(박지현·왼쪽)과 ‘은중’(김고은)은 조력 사망 기관이 있는 스위스에서 이별을 앞두고 이해와 포용의 시간을 보낸다./넷플릭스


말기 암 환자 ‘상연’이 옛 친구 ‘은중’을 찾아간다. 상연은 마음 넓은 친구 은중에게서 소중한 것을 여러 번 빼앗은 존재다. 사실 은중을 좋아했다고 고백한다. “좋아하기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미웠다”고.
부딪치고 외면하고 사랑하다 결국 서로에게 잊을 수 없는 존재가 되는 우정의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은중과 상연’이 지난주 넷플릭스 글로벌 5위(비영어 TV 부문)에 올랐다. 15부 전체를 완주한 시청자들 사이에선 ‘인생작’이란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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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그린 것도 탁월하지만, 빈부 격차, 성 소수자, 조력 사망까지 묵직한 사회적 소재들이 공감대를 넓혔다는 평이 나온다. 조력 사망 과정이 구체적으로 그려진 드라마가 반감 없이 수용돼 눈길을 끈다.
◇가난·죽음 등 다양한 화두 담아
10대 시절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로 학주가급락
급이 양분되었던 1990년대가 배경이다. 반지하 주택에 사는 초등학생 은중이 아파트에 사는 친구 상연을 선망한다. 유년 시절의 선망을 조영민 감독이 아름답게 담았다. 은중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인물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부끄러워하던 자기 집 앞 골목을 새롭게 본 날, 자신이 가진 것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 이와 달리 상연은 불행한 가일진에너지 주식
족사와 은중에게 사랑을 빼앗겼다는 결핍으로 구김이 진 채 자란다.



10대 시절 '은중'(도영서·오른쪽)과 카메라를 알려준 '상학'(김재원)./넷플릭스


20대 시절엔 은중의 첫사랑이자 상연의 친오빠인 ‘상학’이 성 소통큰방송
수자였다는 사실이 주요 소재다. 대학생이 된 은중과 상연이 한 남자와 삼각관계를 이루며 파국으로 향하는 가운데, 과거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상학의 미스터리가 중요한 축이 된다.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처연한 상학의 이면이 드러난다.
40대 시절은 조력 사망을 파고든다. 상연이 선택한 조력 사망에 은중이 동행한다. 조력 사망을 단순한 극적매장판
장치로만 소비하지 않고, 삶과 죽음을 둘러싼 묵직한 담론 속에 녹여 넣는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절차를 비롯해 죽음밖에 남지 않은 환자에게 “고통을 거절할 권리”가 어떤 의미인지, 조력 사망을 하루 앞둔 환자의 심정은 어떠한지를 상연을 통해 드러낸다.
◇두 주연 배우 열연에 호평



서로를 끌어안은 은중(오른쪽)과 상연./넷플릭스


은중을 미워하고 좋아하다 결국 인생에서 삭제해 버렸던 상연은 죽음을 앞두고 은중에게 용서받는다. 자신의 삶을 이해받고 온전한 사랑 속에서 숨을 거둔다. 우정의 일대기를 연기한 배우 김고은과 박지현의 연기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최근 만난 은중 역 배우 김고은은 상연에 대해 “어릴 때 은중에게 상연은 반짝반짝 빛이 나는 아이였다”며 “은중은 상연으로 인해 피해를 보지만 그와 별개로 큰 애정이 바탕에 있어 그 아이가 자신을 망가뜨리는 모습이 오히려 슬펐던 것 같다”고 했다.
상연 역의 배우 박지현은 촬영 중 끊임없이 울었다고 했다. 그는 “조력 사망을 택하는 인물을 연기하며 죽음과 삶을 보는 가치관이 달라졌다”며 “삶의 일부로서 죽음을 두렵게만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