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석유화학 핵심 연료인 에틸렌 등의 신규 증설을 수요를 봐 가며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질적 전환’에도 뛰어든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의 석유화학 산업 단지 전경. /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이 ‘에틸렌 공급 조절’과 ‘고부가가치 제품(스페셜티) 집중’,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공정 최적화를 골자로 하는 석유화학 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다. 한국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공급 쇼크로 자율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변화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변수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공급 속도 조절이 단기적으로 한국 기업에 숨통을 터줄 수 있다는 전망이 바로크레디트 나오지만 중국이 고부가 시장을 본격 겨냥한다는 점에선 더 큰 위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인민은행 등 일곱 부처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공동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업무 방안(2025~2026년)’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공급 총량 관리다. 중국 정부는 핵심 연료 에틸렌 등의 신규 증설을 미사강변 동원로얄듀크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정제 프로젝트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도 기존 설비를 같은 규모 이상 폐쇄해야만 신규 건설을 허용하는 ‘조건부 대체’를 내걸었다. 공급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에틸렌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 조정을 촉발한 대표적인 석유 자녀교육비소득공제 화학 제품으로, 중국의 생산량이 폭증하면서 세계적으로 극심한 공급 과잉 상태다. 한국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에틸렌 생산 능력은 2019년 2626만t에서 지난해 5174만t으로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올해는 6000만t 안팎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에틸렌 쏟아내던 中, 이젠 스페셜티 노린다
중국은 석유 외화증권 화학 산업의 ‘질적 전환’ 청사진도 밝혔다. 집적회로(반도체), 신에너지, 의료 기기 등 핵심 산업의 수요를 겨냥해 전자용 특수 화학품, 고급 폴리올레핀(자동차·전자 부품 소재), 고성능 섬유, 특수 고무 등 핵심 제품 분야의 공격적 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도료·염료·농약 같은 기존 비교 우위 품목도 품질 업그레이드와 성능 향상을 통해 부가가치를 여유자금 높이는 방향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여기에 ‘AI+석화’ 프로젝트를 통해 분리·증류·정제 공정을 AI 기반 모델로 최적화해 생산 효율성·안전성을 동시에 높이겠다고 했다.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와 물을 아껴 쓰고,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며, 유해 물질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집중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 석유화학 업계의 최대 시장이었다. 한국의 수출 물량 중 대중 수출 비율이 41%에 달했다. 중국은 그러나 2021년 이후 대규모 증설을 통해 자급률을 사실상 100%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발표에 대해 김용진 단국대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교수는 “에틸렌 공급 기반은 이미 원하는 만큼 일정 수준 완성됐다고 보고 내수를 봐가면서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더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중국이 이제 스페셜티까지 본격적으로 노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이는 한국이 가려는 길과 정확히 겹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를 정밀하게 분석해 속도감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대체할 수출 시장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현지 자급률이 낮고 중국이 생산하지 않는 품목을 전략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한국 업계로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韓 구조 조정, 연말까지가 골든타임”
중국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정작 한국은 기업 ‘자율’에 맡긴 구조 조정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지난 8월 업계의 구조 재편 자율 협약 이후 LG화학·GS칼텍스, 롯데케미칼·HD현대오일뱅크,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 등이 NCC 감축 논의에 들어갔으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NCC 감축 분량을 어떻게 분담할지, 합병의 경우 고용 승계 여부 등 까다로운 문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10월 중 자율 구조 조정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1470만t 규모의 나프타 분해 시설(NCC) 중 270만~370만t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노후 설비 폐쇄, 기업 간 통폐합, 정유·석화 수직계열화가 핵심이다. 금융권에서는 만기 연장, 이자 유예, 금리 조정, 신규 자금 투입 등의 전제가 될 기업별 자구 노력이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하며,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고 나선 상태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율 구조 조정에선 상생 협상이 아니라 결국 어느 회사가 먼저 항복하고 문을 닫느냐 눈치를 보는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NCC를 보유한 그룹의 경우 단순히 영업 수지만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NCC가 각 계열사에 원료를 공급하는 핵심 공급망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공장을 닫고 사업을 철수할 때까지 버티면 상대적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여서, 여력이 있는 몇몇 기업은 ‘우리만 아니면 된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중국의 최근 구조 조정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조금 더 버틸 수 있다’는 안일한 판단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NCC 감산 목표는 장밋빛 수출·내수 전망에 기초한 것”이라며 “중국과 상관없이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역 경제나 고용 부담 등 여러 요소를 감안했을 때 국내 업계의 구조 조정은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NCC·에틸렌
NCC(Naphtha Cracking Center)는 원유에서 휘발유를 뽑고 남은 성분인 나프타를 고온·고압으로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같은 기초 화학 원료를 만드는 설비다. ‘나프타 분해 시설’로 불린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린다. 플라스틱, 비닐 같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뿐 아니라, 자동차나 전자 등 주요 산업의 각종 부품을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스페셜티(Specialty)
일상에서 흔히 쓰는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 같은 범용 제품과 달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의료 기기 등 특정 산업의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화학 소재. 반도체 웨이퍼를 깎는 데 쓰는 특수 가스나, 인공 장기에 쓰이는 생체 친화적 소재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기술력 있는 소수 기업만 생산할 수 있어 고수익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