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우리나라 고정밀 지도 반출을 신청한 건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2007년과 2010년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요청했다가 거부됐고, 2016년에는 지도반출협의체 결정의 법적 시한을 재연장해 가며 장시간 논의됐지만 끝내 불허됐습니다. 그때 이후 9년 만에 구글은 한국 지도를 받아 가기 위한 도전에 다시 나선 것입니다.



■ 9년 만에 '한국 지도 반출' 재도전 나선 구글
구글이 한국에서 지도 서비스를 아예 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정부는 전자지도 서비스 등이 활성화하자 2014년 해외 IT 업체들이 1:25,000 축척의 저정밀 지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습니다. 구글 지도가 현재 한국에서릴게임다운
서비스하는 지도는 T맵과 계약을 통해 제공받은 1:25,000 축척 지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구글 지도 서비스는 온전히 제공되지 않습니다. 대중교통 길 찾기는 가능하지만, 내비게이션 기능이나 도보로 길 찾기와 같은 기능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구글은 이런 서비스가 다 되려면 1:5,000 축척의 더 정밀한 지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농산물ETF
하고 있습니다.







유영석 / 구글 커뮤니케이션 총괄
1:25,000으로 해도 충분히 길 찾기 구현이 되지 않느냐 하시는데 대다수의 길 찾기 기능은 1:5,000으로 이루어지고요. 저축
구글 너네는 1:25,000 축척 지도로 길 찾기 서비스하면 되지 않나,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이 어떠냐면 1:25,000 축척 지도는 1cm 안에 250m의 길이가 들어갑니다. 예를 들면, 광화문 처음에서 끝까지 가는 길 그걸 1cm 안에 넣는다면 사실 길 찾기 가능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한국이나 야마토 동영상
일본이나 런던이나 뉴욕이나 이렇게 복잡한 도심에서는 1:25,000으로는 길 찾기 기능을 사실상 할 수가 없습니다.



지도 반출에 실패한 뒤 9년 동안 한국 지도에 관심을 두지 않던 구글이 다시 한국 지도를 찾게 된 것은 그사이 공간정보의 산업적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증권용어사전




지난 5월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소개된 XR 서비스 ‘무한’ (출처: 유튜브 구글 채널)


구글은 지난 5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생성형 AI 서비스와 증강현실을 결합한 '무한'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XR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사용자의 위치와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한 경험 서비스가 핵심입니다. 대표적으로 안경을 끼고 AI 비서를 활용해 가고자 하는 장소를 찾고 길 안내까지 받는 경험이 가능합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 고정밀 지도가 필요한 것은 물론입니다.

안종욱/ 안양대 스마트시티공학과 교수 · 대한공간정보학회장
환경적인 측면에서 기술 발전이나 또 활용도가 더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시티나 자율주행차, UAM이나 또 로봇에서 피지컬 AI까지 나오니까 결국은 그런 분야는 지도를 기반으로 활용이 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기술 환경은 급속하게 발전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구글이 사업하기에는 아직 제도적인 부분들에 제한이 있다 보니까 그 부분들을 좀 탈피해 보고 싶지 않았나...



■ 지도의 산업적 가치 적극 활용

구글 지도가 제대로 서비스되지 않으면서 국내에선 이미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해 왔습니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 국내 포털사가 만든 훌륭한 대체재가 있긴 하지만, 안드로이드 OS와 연동이 잘 되고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한 서비스를 하는 데는 구글 지도가 훨씬 자연스럽고 편리합니다.
'무한'만큼은 아니지만 이미 구글은 해외에서 지도의 스마트폰을 통한 길 찾기에도 증강현실을 도입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구글은 시각장애인들이 지도를 이용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도록 개발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시각장애인들은 구글 지도는 물론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도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시각장애인들 같은 경우 길을 찾을 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시는 분들은 안드로이드폰과 구글 지도가 엮여서 그 지도로 길을 찾아서 가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은 사실 폰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든지 눈이 보이는 사람과 똑같이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이미 여러 가지 기능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국내에 도착하면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 진짜 장애인이 된다고 얘기들 하시더라고요. 사실은 좀 국내 지도 서비스들이 그런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부분들도 조금 검토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구글 지도는 이미 시각장애인도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출처: 유튜브 구글맵스 채널)



소비자들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구글 지도 반출이 매번 불허됐던 주요 이유는 보안시설 노출과 같은 안보 문제였습니다. 구글 지도가 제공하는 위성지도에서는 군부대 등 보안 관련 시설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데 이런 시설을 가리고 좌표 정보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요구였습니다. 2016년 당시 지도반출협의체는 보안 시설에 대한 가림 처리를 전제로 지도 반출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당시 이 조건 수용을 거부하면서 끝내 지도 반출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구글은 지난달 9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지도 반출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지도 반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크리스 터너/ 구글 부사장
저희는 한국 내 장소에 대한 위도 및 경도 좌표 정보를 제거할 것입니다. 이 좌표는 최신 지도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며, 전 세계 지도 제공업체에서 사용되며, 구글 지도가 거리를 계산하고, 길 안내를 생성하고, 장소의 위치를 표시할 수 있게 해줍니다. 최종 사용자들에게서 이 정보를 삭제하기 위해, 저희는 요청된 사항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업데이트가 가능하게 됐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 AI 영역으로 확대되는 공간정보 산업의 가치

구글이 새로운 XR 서비스에서 선보였듯, 지도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종이지도에 불과했지만, 전자지도 시대가 되자 스마트폰 안에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았고, 활용도 역시 단순한 길 찾기에서 벗어나 다른 산업과 접목되며 다채로운 활용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도'라는 말로 그 의미를 다 담을 수 없어 '공간 정보'라고 더 많이 불립니다.

김창우/ 국토지리정보원 사무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 혹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행정 정보에도 70% 정도가 다 위치하고 지도화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거를 다 지도 산업이라고 부르지 않거든요. 내비게이션 산업 아니면 우리가 부동산 앱, 배달 앱 아니면 중고 거래 앱 이 모든 것들이 저희가 지도 산업이라고는 부르지 않지만 다 지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러므로 대한민국이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지도가 갖고 있는 의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공간 정보의 가치와 가능성을 넓힌 영역 중 하나가 '디지털 트윈'입니다. 현실 세계의 공간 정보를 디지털 세상에 똑같이 구현해 놓는 겁니다.

디지털 트윈은 단순히 지도를 3차원 입체 모양으로 볼 수 있다거나 가상 현실의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차원의 가능성을 뛰어넘습니다. 현실 세계와 완전히 똑같은 3차원 공간을 구축하게 되면 여러 가지 제약 조건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시도해 볼 수 없는 시뮬레이션을 안전하게 해 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기술을 테스트해 볼 수도 있고 재난 상황을 가정해 피해 규모를 예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초기 구축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잘 구축해 놓으면 오히려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최승엽/ 테크트리이노베이션('디지털 트윈' 제작 업체) 대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라고 하면 주변 차량 통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어떤 골목이 폭이 얼마나 되기 때문에 이걸 올리기 위한 사다리차 진입이 가능한지 그 출입구가 어딘지 주변에 통로는 어디 있는지 몇 층 구조로 돼 있고 사람을 어떻게 구출해야 할지 이런 거를 출동하는 단계에서부터 현장을 지휘하는 사람들은 학습해야 하거든요. 지휘관이 출동하는 차량에서 이런 플랫폼을 활용해서 주변의 상황을 다 확인하고 있다면, 건물의 구조가 다 파악돼 있으면 도착하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겠죠.



■ 국내 공간정보 산업 '보호' 보다는 '육성'으로

2차원 지도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우리나라만큼 전 국토에 대해 1:5,000의 고정밀 지도를 매년 갱신하는 나라도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3차원 지도, 디지털 트윈 쪽에서는 오히려 역량이 정체돼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사실 그동안 지도 산업은 사업성에 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 정부가 주도해 왔습니다. 정부가 예산을 확보하고 그 예산으로 기업들이 정부가 요구하는 지도를 만든다거나 지도를 활용한 시스템들을 만들어 오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공간정보의 쓰임새가 더 커지고 산업적 가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장의 참여를 확대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필요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승엽/ 테크트리이노베이션 대표
공간 정보를 생성해서 가지고 있는 기관에서는 이거를 민간에서 쓸 수 있게, 저는 '보안성만 제한하고 다 풀어줘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굉장히 폐쇄적입니다. 무슨 공간 정보 안심 구역에 들어가서 작업을 해야 하고, 그걸 가지고 나오지는 못해요. 이게 제공해 주는 게 아니잖아요. 마치 민간한테 모든 데이터를 주는 것 같지만 정말 고정밀의 제대로 된 정보들을 주지 않습니다.



보안 이슈에서 한발 물러나 우리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구글은 여전히 데이터센터의 국내 설치 문제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반응합니다. 정부는 주요 시설 노출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서버가 국내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구글은 국내에 연락이 용이한 책임자를 두면 되는 문제라 데이터센터 구축까지는 필요 없다는 입장입니다. 방대한 공간정보는 특정 지역의 서버에서만 프로세싱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곳곳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서버의 물리적 위치가 중요하지 않다고 항변합니다.




사실 서버 문제가 거론되는 이유는 세금과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국내 지도를 활용해 사업을 하고 이윤을 확보하면서도 국내에 데이터센터조차 두지 않으면 세금을 징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칫하면 국민들의 세금으로 구축한 국내 공간 정보 자산이 해외 기업인 구글의 이익에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 설치 유무보다 국내 공간정보 산업의 성장에 구글이 일정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도 반출을 해 간다면 우리가 오랜 시간 구축한 공간 정보 자산을 이용해 이윤을 거두는 만큼,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어떠한 형태로든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구글이 최근 국내 파트너사인 SKT모빌리티와의 파트너십을 더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위광재/ 지오스토리(고정밀 지도 제작 업체) CTO
구글이 수조 원이 들어간 데이터를 무상으로 가져가는데, 그걸 쓰려고 하면 로드맵을 제시해야죠. 산업을 어떻게 활성화를 시키겠다, 국내 공간 정보 산업을 위해서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데이터 갱신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해서 할 수 있게끔 그런 구체적인 로드맵을 받아야죠. 데이터센터 지어준다고 되는 건 아니다. 산업에 기여를 해라. 국내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기술을 갖고 있는데, 국가가 좀 그렇게 좀 매칭도 시켜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상호 윈윈할 수 있도록 그렇게 좀 협상을 끌고 갔으면 합니다.


■ 치열해지는 '지도 전쟁' … 우리의 갈 길은?

옛날에 지도는 정복이나 전쟁을 할 때 유용하게 활용됐습니다. 그래서 지도의 정보는 국가 보안과 밀접한 연관을 가졌습니다. 해외 반출이 그동안 안보나 보안의 관점에서 주로 결정돼 왔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위성사진이 흔해진 시대가 되면서 지도의 안보상 중요성은 과거보다 약해졌습니다. 대신 공간 정보가 새로운 기술과 접목하면서 산업적 경제적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의 '전쟁'에 지도와 공간 정보가 중요하게 쓰이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이 '전쟁'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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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이광열
촬영:강우용, 조선기
편집:김태형
그래픽:장수현
리서처:전누리
조연출: 심은별 이민철 엄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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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열 기자 (the12th@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