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규제의 교과서’로 불렸던 호주 신화가 무너졌다. 호주는 1996년 35명이 숨진 포트 아서 참사 이후 호주는 30년 가까이 철통같은 총기 규제를 자랑했다. 하지만 14일 벌어진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최소 15명의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범인 한 명을 포함하면 총 16명이 사망한 대참사다.
호주 현지 매체들은 범인이 합법적인 총기 면허 소지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호주 정부가 자국 총기 규제 시스템을 스스로 모범 답안으로 자부하다 허점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처럼 총기 안전지대로 분류한 국가 황금성슬롯 에서도 제도만으로 막을 수 없는 진화한 테러가 언제든 일상을 파고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이스 칸티용 주 시드니 영국 총영사가 본다이 해변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16일 시드니 본다이 파빌리온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오공릴게임
15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말 라니언 뉴사우스웨일스(NSW) 경찰청장은 공식 브리핑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지드 아크람에 대해 “지난 10년간 총기 면허를 유지했고, 그 기간 단 한 번도 문제(incident)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호주 수사당국 조사 결과 사지드는 201 릴게임몰메가 5년부터 총기 면허를 보유한 합법적 총기 소지자였다. 등록 총기는 6정에 달했다. NSW 경찰은 그가 라이플(소총)과 산탄총을 포함해 6정 모두 장총으로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사지드는 범행에도 암시장에서 거래한 불법 무기 대신 본인이 보유한 총기를 사용했다. 수사당국은 사지드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가 방아쇠를 누르고 있으면 계속 발사되는 자 오징어릴게임 동 소총인지, 한 발씩 직접 장전해야 하는 수동 소총인지 아닌지는 밝히지 않았다.



15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전날 총격 사건이 발생한 사건 현장을 한 남성이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호주는 1996년 35명 바다이야기5만 이 사망한 포트 아서 참사 이후 반자동 소총 판매를 금지했다. 대대적인 총기 회수 조치도 병행했다. 이후 호주 내 총기 관련 사망률은 급감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총기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명 안팎까지 내려갔다. 개혁 이전 4~5명 수준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총기 사고가 빈발하는 미국은 호주를 눈여겨볼 총기 규제 성공 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합법적 테러리스트’를 걸러내지 못하는 제도적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사건을 ‘구멍 난 시스템의 예고된 실패’라고 규정했다. 호주 현행법에 따르면 한 번 총기 면허를 발급 받으면 이후에는 별다른 검증을 거치지 않고 계속 소지할 수 있다. 보유할 수 있는 총기 개수도 제한이 없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급진화될 수 있는데 면허가 영구적이어선 안 된다”며 “국가적 총기 등록제를 도입하고,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총기 수를 제한하는 등 법을 고치겠다”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는 주(州)마다 총기 규제 법안이 미세하게 다르다. 총기 소유에 관한 국가적인 통합 등록 시스템도 미비해 위험 인물에 대한 국가와 주 정부 사이 교차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합법적 총기 소지자가 급격한 심경 변화나 혐오 사상에 감화되었을 때, 이를 사전에 걸러낼 시스템을 정부 차원에서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한 번 발급받으면 별다른 갱신 절차 없이 유지되는 영구 면허 제도는 현대 사회의 위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시대착오적 산물”이라고 규제 당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14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후 의료진이 들것에 실린 남성을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테러는 불특정 다수를 노린 묻지마 범죄가 아니다. 특정 인종과 종교를 겨냥한 명백한 혐오 범죄다. 사건 현장은 유대인 명절 하누카를 기념하는 축제 장소였다. 피해자 대다수는 유대인 커뮤니티 구성원이었다. 호주 당국은 이들이 테러 직전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IS(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했고, 차량에서 IS 깃발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경찰은 이번 사건을 유대인·유대교 공동체를 노린 반유대주의적 ‘테러·혐오 범죄’로 공식 규정했다.
대(對)테러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보여준 ‘공격의 파편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호주 당국은 현재 알카에다나 IS 같은 외부 세력이 이번 사건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조사 중이다. 아직 사지드 아크람과 그의 아들 나비드 아크람이 국제 테러 조직 지령을 받은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매체들은 이들이 전형적인 자생적 테러리스트라고 분석했다. 어떤 조직에 속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결행하는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라는 의미다.
NSW 경찰은 “두 용의자 모두 대테러 감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정보기관 역시 두 사람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는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이는 기존 조직 중심 감시망이 SNS와 유튜브로 이슬람 극단주의를 학습하고 실행에 옮기는 개인들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 범죄정보위원회(ACIC)는 이런 외로운 늑대들이 사용할 수 있는 불법 총기가 호주 내 암시장에서 약 26만 정 가량 유통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3D 프린터로 만든 사제 총기나 밀수 부품을 이용한 무기 제작 정보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호주 유대인 매체 ‘포워드’는 “호주가 유대인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믿음이 이번 사고로 산산조각 났다”며 ‘총기 사고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에 가려 변화하는 테러 양상을 읽지 못한 안일함이 빚어낸 비극이라고 평가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